싱숭이생숭이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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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랑했으므로



사랑했으므로 내 모든 것이 재만 남았더라도
사랑하지 않아 나무토막 그대로 있는 것보다는 낫다, 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.

말이야 얼마나 그럴듯한가
장작이야 원래 때라고 있는 것이니까
하지만 정작 그 사람은 손만 쬐고 훌쩍 일어서는데야

마음까지 데우지 못한 내 화력을 탓해야 한다고 수없이 다짐해보았지만
그것은 또한 못내 억울한 일이었다.

언제까지 너는 눈부시고 나는 눈물겨워야 하는가

대체 어디까지 끌고 가야 하는지
나는 버린다고 했지만
결코 벌려지지 않는 내 삶의 숨결 같은 것이여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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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대가 많이 변했다니 세월따라 변하는건 탓 할 건 못되지만
예전의 그대가 아닌 그 낭패를 감당할 자신이 없기에
멀리서, 멀리서만 그대 이름을 부르기로 했다
너는 눈부시지만 나는 눈물겹다